16.04.17
KBS 스페셜, '청년의 방을 가다'라는 다큐멘터리를 30분 정도 보았다.
지.옥.고.
지하(반지하), 옥탑방, 고시텔(고시원)을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나의 상황도 똑같다.
학교에서 버스로 20분 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고시텔에서 지내고 있다.
고시텔에서 지내는 이유는 별개 없다.
당연히 보증금이 없어서 이다.
또는 다른 곳에 비해 월세가 적기 때문일 것이다.
나 또한 이러한 이유로 고시텔로 들어오게 되었다.
내방은 일단 들어가면서 조심하지 않으면 어딘가에 몸이 부딪힌다.
창문은 없다.
작기 때문에 당연히 혼자 살 수 밖에 없는 공간이다.
하루를 마치고 들어가면 들리는 소리는 옆방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TV소리,
그리고 돌아가는 환풍기 소리이다.
잠만 자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실 잠을 자는 것 이외에 다른 활동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샤워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다행이다.
이 글 제목이 '나는 금수저다.'인 이유는,
이 고시텔 월세를 부모님께서 지원을 해주시고
게다가 용돈까지 주시기 때문이다.
장학금을 받고 있기에 갚아야 할 학자금 대출 또한 없다.
나는 정말 행운을 타고 났다.
다큐멘터리에서 나온 청년들은,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다.
미래에 쓰일 돈을 위해 저축을 위한 아르바이트가 아닌
눈앞에 놓인 생존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대학 때 생긴 빚, 즉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살고 있는 집의 월세를 내기 위해,
무언가를 하기 위해 밥을 먹기 위해,
옷을 입기 위해,
등.
살아가기 위해 돈 쓰일 곳을 적자면 이 지면이 부족할 정도로 많다.
연애, 결혼, 저축, 내집마련, 꿈, 자아실현
달콤한 말들이지만
생존에 있어서 뒤로 미뤄질 수 밖에 없는 것들이다.
나는 이에 비하면 엄청난 행운아이고, 요즘말로 '금수저'인 것이다.
남과 비교하면 끝없이 비참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자신을 흙수저라고 칭하는 순간 불효자가 되는 것이다.
지금 껏 지원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며
지금도 지원해주시는 부모님께 감사한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아직도 기호 1번을 뽑으신 어르신들은
자신들이 일궈놓은 이 세상이 옳다고 여겨지길 바라는 작은 소망에 비롯하여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내집마련을 위해 필요한 천문학적인 금액을 생각해보면
내가 정말 무언가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내가 마음 편히 지낼 집을 마련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든다.
그냥 집이 있던 사람은 있는 것이고 집이 없던 사람은 없는 것이 아닐까.
당장 눈앞에 생존을 위해 살아가기 급급하니, 저축은 사치가 되버린 것이다.
동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을 응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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