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학 수업에서 선정되어 보게 된 영화이다.
혼자 보는 영화가 아니라 영화를 보면서 기록을 많이 하지 못했다.
생각해보니 프랑스 영화를 본적이 없는 것 같다.
마구잡이로 보다가 어쩌다 한 두개 봤을테지만 기억이 나질 않고 그 땐 그 영화가 프랑스 영화인줄도 몰랐을 것이다.
1. 시놉시스
자살을 계획한 소녀, 호화로운 아파트의 수위, 아파트 로얄층의 일본인 사업가 세 사람의 우정 이야기
라고 영화 설명에는 나오는데,
정작 이 세 명의 우정을 본질적으로 다루진 않았던 것 같다.
너무 강렬한 텍스트들이 많아서 느끼는 비중이 달랐을 수도 있다.
영화가 흘러간다.
흘러가다가 뚝.
하고 끊어진다.
격동적이지 않은 잔잔한 흐름 속에 내 의식을 맡겨두었던 시간이었다.
크릴 새우처럼 자글자글한 파도가 아닌 굵직한 고래같은 파도.
그런 파도같은 영화였다.
2. impressive
영화를 구성하는 요소.
대사에서 사용된 어떠한 단어가 함축하고 있는 의미.
나는 잘 모른다.
그냥 무음의 종소리가 내 머리를 가격하는 느낌의 텍스트들이 좋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불행한 이유가 다양하다.
영화를 본 사람이면 당연히 아는 구절일테고,
'안나 카레리나' 라는 책의 구절에도 나온다고 한다.
문학적 감성이 없는 나는 이런 문장을 이렇게 받아들여버렸다.
"내가 작성한 코드가 실행이 되는 이유는 단 한 가지지만, 에러가 발생하는 경우는 때마다 그 이유가 다양하다."
...
'은신처'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완벽한 은신처를 찾으셨네요."
자신이 활동하는 범위를 정해놓고
그 범위에서는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으려는
그와 동시에 자신도 그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최소한의 영역으로 살아가려는 사람.
'수위'로 표현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진 모르겠지만 자꾸만 '파수꾼'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그녀가 나를 못알아봤어요."
현대사회의 무관심의 끝판왕
이라고 해석하는 척 해본다.
"당신을 제대로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대부분이
무엇인가를 대충보고 판단을 내리고 있지는 않을까
그게 그럴거라는 자신에 대한 과한 믿음때문이지
미처 신경쓸 여유가 없는 것 때문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충분히 가치있는 무언가가
'무'로 인식되었다는 것이다.
제일 인상깊었던 부분은 마지막이었다.
"그래서 이게 다다,"
"모든게 다 순식간에 끝이 난다."
맞다.
극 사실주의 영화.
아무런 인과관계없이
갑자기
주인공이 죽고
주인공이 죽었으니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언제 죽었는지 왜 죽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죽는 순간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가 중요하다."
(느껴지는 대로 받아들인 대로 각색)
"사랑할 준비가 되있었다."
아무런 이유없이 죽음이 더 슬퍼졌다.
생각으로 담을거리가 너무나 많은 영화다.
3, 회고
"별을 좇아라, 어항 속 금붕어로 남지 말고"
캠코더로 계속해서 촬영을 해나가던 아이는
결국 자살하지 않았다.
죽음을 직접 맞아보고 생각이 달라진 것이다.
그 뒤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하다.
아이는 수위가 되는게 꿈이라고 했다.
나는 무엇을 하다 죽을 것인가.
주변 사람들에 대해 되돌아보게 되었다.
나에 대한 그 사람의 입장을 당연시하여
그 사람에 대해 너무 속단한게 아닐까
뜬근없이 바둑에 대한 매력을 알파고 이슈에 이어 또 한 번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바둑과 체스는 다르다.
체스는 이기기 위해서 상대를 죽이지만
바둑은 이기기 위해서 상대를 살리기도 하고 한다.
바둑은 '상생'이며 '구축'이다.
16.04.01.금
- H스퀘어 1층 깐부치킨에서 나름의 불금을 보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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